에픽세븐(Epic Seven)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 그러나...

에픽세븐은 8월말 오픈한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한지 한달 보름정도 지났는데요 10월 11일 현재 기준으로 구글매출 순위 4위, 애플 앱 스토어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게임의가장 큰 특징은 케릭터 스킬에도 애니메이션이 사용되었다는 점 입니다.

일본에서는 올 초에 애니메이션이 사용된 게임이 발매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첫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신선한 재미를 주고있습니다.

저도 9월 초에 에픽세븐을 접하고 약 한달간 플레이 해보았는데요. 그동안 느꼈던 이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장점
 1. 화려한 애니메이션
이 게임의 최고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중간중간 나오는 애니메이션과 케릭터들의 필살기에 해당하는 스킬에 애니메이션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퀄리티에 차이가 심한편이지만 대체로 고퀄이라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덕후분들 이라면 충분히 마음을 사로잡힐 것입니다.

 2. 공략하는 재미
물,불,땅 속성간에 상성과 장비 세팅 시 다양한 옵션들 그리고 스킬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클리어 하기 어렵게 디자인 된 레벨의 컨텐츠 들은 공략하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거기에 턴제 게임 특성상 충분히 고민하고 행동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높은 난이도에서 짜릿하게 역전하는 순간 큰 쾌감을 얻을 수가 있는데요  십여년전 어느 게임사에서 이런 말을 했었죠 "게임은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습니다" 네 맞습니다. 너무 어려워도 재미 없지만 적당한 난이도는 도전 의욕을 불러 일으키고 성공 했을 때 쾌감과 달성감을 안겨 줍니다. 하지만 그냥 가볍게 즐기고 싶은 분은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유저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3. 쾌적한 게임환경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버벅이고 팅기고 폰이 불덩이 같이 타오르는 게임들은 짜증나서 하기가 싫어집니다. 가장 기본임에도 지켜지지 않는 게임이 의외로 많은데요. 에픽세븐은 한달간 하면서 상당히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 것은 아이폰, 안드로이드 폰 둘다 해당합니다. 자체 개발한 유나 엔진사용 했다고 하는데자랑할만한 것 같습니다. 
 
 
단점
 1. 가챠 확률
앞의 장점을 싸그리 발라버리는 이 게임의 최고의 단점입니다. 에픽세븐도 다른 게임과 같이 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요 가챠로 뽑을 수 있는 최고 등급은 5성이며 5성 케릭터가 가장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5성이 나올 확률이 무려 1.25% 입니다. 단순하게 따져서 80번에 1개 당첨 될 확률이지요. 가장 효율이 높은 [월 소환 패키지2] 를 구입해도 약 45회 정도 뿐이 못 돌리며 가격은 119,000원 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211,000원을 써야 5성을 하나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80회는 어디까지나 평균치이고 기대값으로 계산을 하면 95% 확률로 얻기 위해서 239회를 뽑아야 합니다. 약 630,000만원 정도 쓰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5성을 얻을 수 있겠네요. 10만원도 안되는 콘솔게임 타이틀을 하나 구매하면 아주 재미있게 놀 수 있습니다. 그런데 케릭터 하나 좋은거 뽑겠다고 20~60만원을 써야 할까요 ?

2018/09/08 - [게임] - 내가 가챠 뽑기를 해서 원하는 것을 얻을 확율은 ?

 
그런데 더 미친 가챠가 있습니다. 1-10 까지 클리어를 하면 월광가챠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일반가챠를 120번 해야한번 뽑을 수 있습니다. 5성 확률은 2.5% 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월광 40번을 뽑아야 하는데월광 40번을 뽑기 위해 일반 가챠를 120번 해야 합니다. 즉 일반 가챠를 4800번 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략 1270만원을 써야 합니다. 경차 한대 뽑을 돈으로 디지털 케릭터 하나를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운영진은 보상의 개념이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정말 보상의 개념이라면 가챠 범위가 동일해야 합니다. 사람 마음이 더 좋은 상품이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것이 심리인데 보상의 개념이 이상합니다. 더 좋은 상품을 뽑기위해 일반 상품을 사야 한다면 보상의 개념일까요 ?

 2. 행동력 / 입장권
에픽세븐은 모험, 정령의 제단, 토벌, 심연, 미궁, 도전, 서브스토리, 아레나와 같은 많은 전투 컨텐츠를 제공하지만 전부 행동력이나 입장권 등의 제한이 있습니다. 행동력은 일정 시간이 지날 때 마다 올라가고 최대치가 되면더 이상 쌓이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제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게이머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인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게이머는 효율적으로육성이나 파밍을 하고 싶어 하는데 행동력이 최대치가 되면 더 이상 쌓이지가 않으므로 그 전에 소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소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손해 봤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때문에 일정 시간마다게임을 계속 해야 하는데 결국 자신이 원할 때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에 의해 자신이 게임에 휘둘리는 상황이 됩니다.
반대로 휴일과 같이 게임을 집중해서 계속 하고 싶은 경우에는 행동력이 부족해집니다. 유료 재화를 사용하여행동력을 회복시켜야 되는데요 유료 재화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게임의 흐름을 끊거나 계속 시간제약에 얽매이게 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3. 자원부족
케릭터 레벨업, 승급, 스킬, 장비 등 육성을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파밍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녹록치가 않습니다. 돈은 항상 부족한데 이렇게 돈이 부족한 게임은 처음입니다. 장비 효과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장비 효과가 나올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스킬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재료의 드롭율이 매우 낮아서 하루종일 파밍을 해야 합니다. 한달 동안 매일 많은 시간 게임만 붙잡고 있었는데도 5성케릭터 하나를 스킬을 전부 육성하지못했습니다. 다양한 전략을 짜기 위해 서는 충분한 케릭터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케릭터 육성이 힘드니 매일 같은 케릭터로만 게임을 하게 되고 사실상 두번째 장점으로 언급하였던 공략의 재미를 다 살리지 못하게 됩니다. 게임사에서 에픽세븐을 소개를 할 때 20년은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데요 이런 의미 였나봅니다.
자원을 부족한 또 다른 원인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유료 구매 상품 목록을 보면 부족한 돈, 스킬, 승급에 필요한 재료들을 팔고 있습니다. 힘들게 만들어놓고 힘들면 결재하라는 의미겠지요

 4. 캐릭터성
케릭터 가챠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케릭터의 매력일 것입니다. 케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유저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으니까요. 에픽세븐은 여러가지 면에서 FATE라는 게임을 충분히 떠올리게 하지만 매력적인 케릭터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조금 애매합니다... 오랜 세월 게임, 소설, 만화 등으로 깊이를 더한 것도 아니고 케릭터 디자인만으로 확연한 매력이 있는 케릭터가 많지는 않습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어디서 본듯한 익숙한 느낌이 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게임 내에서는 케릭터들의 매력을 끌어낼 수 있는 사연이나뒷 배경들을 보여줘야 하는데 서브 스토리로 나온 케릭터의 이야기는 너무 빈약해서 민망하기 그지 없습니다. 덕후와 일반인 두 부류를 모두 잡으려고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케릭터가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5. 편의성
 - 애니메이션은 최고의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계속 하다 보면 애니메이션도 익숙해져서 그만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킵을 할 수가 없습니다.
 - 아이템을 매각하기 위해 한참을 해맷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
 - 팀 편성도 유료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이겠죠 ? 공략을 위해 여러 팀을 편성해야 편리한데 딱 2팀 편성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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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말하고 보니 단점을 더 많이 말한 것 같습니다. 확실히 에픽세븐은 단점이 많은 게임입니다. 그래도현재 나온 모바일 게임 중에선 톱 상위권에 들어갈 만큼 훌륭한 완성도를 가진 게임이기도 합니다.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말이죠

콘솔게임이나 PC게임등과 비교 했을 때는 어디까지나 괜찮은 게임인 정도이며 할만 한 게임이란 수준입니다. 과금을 할만 한 게임도 아니며 명작에 속할 게임도 아니며 하물며 20년 동안 할 게임도 아닙니다. 과금 모델이 아니라 게임성에 조금 더 집중했다면 훨씬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가챠 게임은 초기에 게임 수익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가챠에 폭망한 유저들이 쉽게 이탈할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하는데 혼자만 운빨이 나쁘면 뒤쳐졌다는 생각에 쉽게 다른 게임으로 이탈하기도 합니다. 그런 이탈자를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무료로 가챠 아이템을 계속 뿌리겠지만 한번 이탈한 유저는 다시 돌아오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게임 시스템이 복잡한 게임일수록접근성이 떨어져 복귀하기가 더욱 힘듭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에픽세븐 이상의 게임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요약
장점
 1. 훌륭한 애니메이션
 2. 파고드는 요소와 공략하는 재미가 있음 (처음만)
 3. 렉이 없는 쾌적한 게임 환경
 
단점
 1. 낮은 가챠 확률 (훌륭한 애니메이션이 있지만 가질 수는 없음)
 2. 노가다성이 심함 (돈, 아이템이 항상 부족)
 3. 게임에게 시간을 관리 당함
 
마지막 한마디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 하지만 최고에 속하는 케릭터의 대부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소유욕이 강한사람에게는 비추, 욕심 없이 매일같이 시간을 갈아넣을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게임 특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유저에게 강추